세무서가 ‘현지확인’이라는 이름으로 방문했더라도, 실제로 여러 과세기간의 매출을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과세자료를 확보했다면 세무조사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 뒤 같은 세목·같은 과세기간을 법정 예외사유 없이 다시 조사했다면, 그 재조사에 따른 과세처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두 번째 조사자료를 빼고 첫 조사자료만으로 세금을 계산할 수 있다는 이유로도 처분을 유지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표와 회계 담당자가 기억할 질문은 하나입니다. “무슨 이름으로 왔나?”보다 “실제로 무엇을, 얼마나 조사했나?”를 확인해야 합니다.
1. 어떤 일이 있었나: 확인하러 왔다가 몇 년치 매출을 들여다봤다
옥제품 도매업을 하던 개인사업자에게 현금매출 누락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세무서 직원 5명은 2008년 12월 18일 ‘총 매출금액 누락 여부 확인’을 목적으로 사업장을 방문했습니다. 문서의 이름은 ‘현지확인출장증’이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활동은 사업장이 있는지 잠깐 살펴보는 수준을 넘었습니다. 직원들로부터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받고, 노트와 메모를 점검했으며, 차명계좌로 의심되는 계좌 정보를 확보했습니다. 12월 26일에는 사업자로부터 2005년 제1기부터 2008년 제1기까지의 매출금액 확인서도 받았습니다.
이후 세무서는 같은 기간의 부가가치세를 대상으로 2009년 2월 2일부터 다시 세무조사를 시작했습니다. 금융거래 확인을 위해 기간을 연장하고 조세범칙조사로 전환한 뒤, 2009년 6월 1일 부가가치세를 부과했습니다.
| 순서 | 시기 | 실제로 한 일 | 법률상 의미 |
|---|---|---|---|
| ① | 2008.12.18.~12.26. | 전산자료·메모·계좌 정보 확인, 여러 과세기간 매출 확인서 확보 | 명칭은 현지확인, 실질은 세무조사 |
| ② | 2009.2.2. 시작 | 동일 기간 부가가치세 조사, 이후 조사 연장·범칙조사 전환 | 금지되는 재조사인지 문제 |
| ③ | 2009.6.1. | 부가가치세 부과 | 재조사에 따른 처분의 적법성 문제 |
‘9일에 걸친 조사’는 판결이 제시한 조사기간을 말합니다. 직원 5명이 매일 하루 종일 상주했다는 의미로 확대하지 않습니다. 근거: 대법원 2014두8360 ↗, 대법원 2017두466 ↗.
2. 법률상 출발점: 같은 세금을 같은 기간에 반복 조사하지 못한다
이 사건에 적용된 법은 구 국세기본법 제81조의4입니다. 구체적으로 2010년 1월 1일 법률 제9911호로 개정되기 전 조문입니다. 판결이 적용한 제1항은 필요한 최소 범위의 조사와 조사권 남용 금지를, 제2항은 같은 세목·같은 과세기간의 재조사 제한을 정하고 있었습니다.
이 규정은 단순히 세무서의 업무 중복을 줄이려는 규정이 아닙니다. 조사를 받을 때마다 납세자는 자료를 찾고 질문에 답하며 영업시간을 써야 합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반복 조사는 영업의 자유와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를 이유로 재조사의 허용요건을 엄격히 보고, 이를 위반한 경우를 중대한 절차상 하자로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실제로 매출누락이 있었는가”와 “법이 허용한 절차로 조사하고 처분했는가”는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세액을 계산할 근거가 있다는 설명만으로 조사 절차의 위법 문제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근거: 대법원 2017두466 판결 이유 1·3·4 ↗.
3. 왜 ‘현지확인’이 세무조사로 인정됐나
세무서의 서류에 쓰인 명칭만으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조사 목적과 경위, 질문 대상·방법·내용, 확보한 자료, 조사 규모와 기간을 종합해 판단했습니다.
| 판단 요소 | 이 사건의 사실 | 중요한 이유 |
|---|---|---|
| 목적 | 총 매출누락 금액 확인 | 단순한 사업장 현황 확인을 넘어 과세와 직접 연결 |
| 범위 | 2005년 제1기~2008년 제1기 매출 | 특정 거래 한 건의 확인을 넘어선 포괄적 조사 |
| 자료 | 하드디스크, 노트·메모, 계좌 정보, 매출 확인서 | 실제 세금을 산정하는 데 쓰일 자료 확보 |
| 방식·기간 | 사업자와 직원 접촉, 9일에 걸친 활동 | 납세자의 영업과 대응 부담에 영향을 주는 조사 |
각 요소 중 하나만 있으면 반드시 세무조사가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사건은 여러 사정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컴퓨터 자료를 임의로 제출했다는 사정도 전체 활동이 세무조사인지 판단하는 문제를 끝내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사업장 존재 여부, 장부를 작성하는지 여부, 특정 매출 사실을 간단히 확인하거나 자발적으로 제출된 자료를 받는 정도라면 세무조사에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현지확인은 모두 세무조사라는 설명도, 현지확인은 세무조사가 아니라는 설명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근거: 대법원 2014두8360 판결 ↗.
4. 핵심 반전: 첫 조사자료로 계산할 수 있어도 왜 처분을 유지하지 못했나
이 사건은 대법원 판결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후속 판결을 읽어야 결론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대법원 판단 — 2017년 3월 16일, 2014두8360. 첫 현지확인이 실질적인 세무조사이므로, 같은 세목·기간의 두 번째 조사는 금지되는 재조사라고 보았습니다. 원심의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환송했습니다.
환송심 판단 — 2017년 8월 21일, 서울고등법원(춘천) 2017누317. 환송심은 두 번째 조사자료를 제외하더라도 첫 조사에서 얻은 전산자료·확인서와 증언 등으로 일부 세액을 뒷받침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첫 조사자료의 적격성, 매출누락을 인정하는 자료와 증언 등을 검토해 남은 본세 부분을 유지했습니다. 세무서가 이미 직권취소한 부분은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했습니다.
두 번째 대법원 판단 — 2018년 3월 29일, 2017두466. 대법원은 이 판단을 다시 뒤집었습니다. 핵심은 ‘사용한 자료 중 무엇을 빼야 하나’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법이 금지한 재조사에 기초해 과세처분을 했다는 절차적 위법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따라서 두 번째 조사자료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그 자료 없이 같은 세액을 산출할 수 있더라도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소 각하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다시 파기환송했습니다.
| 구분 | 환송심이 집중한 질문 | 재상고심 대법원이 강조한 질문 |
|---|---|---|
| 관점 | 첫 조사자료만으로 세금을 입증할 수 있는가? | 법이 금지한 재조사에 기초한 처분인가? |
| 결론 | 입증 가능한 남은 세액은 유지 | 특별한 사정 없는 한 처분 자체가 위법 |
다만 대법원은 당초 처분의 단순한 오류를 바로잡는 경우 같은 특별한 사정의 가능성을 함께 언급했습니다. 모든 후속 경정이나 자료 검토가 금지된다고 확대할 수는 없습니다. 근거: 환송심 2017누317 ↗, 재상고심 2017두466 ↗.
5. 세금 계산과 취소 범위는 어떻게 읽어야 하나
이 글의 핵심은 세율이나 공제 산식이 아니라 어떤 조사에 기초해 부과한 세금인지입니다. 환송심은 첫 조사자료로 뒷받침되는 매출누락과 세액을 구분했지만, 재상고심은 그 계산만으로 처분의 위법성을 치유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국세청에 공개된 환송심 웹 본문에는 일부 계산표가 ‘생략’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매출액·세액을 가상 숫자로 채워 실제 사건 계산처럼 제시하지 않습니다. ‘자료로 계산할 수 있는 세금’과 ‘적법한 절차로 부과한 세금’은 서로 다른 검토라는 점이 이 사건의 실무적 의미입니다.
후속 종합소득세 사건인 서울고등법원 2019누58263 판결에는, 재상고심 이후 세무서가 남은 부가가치세 처분을 직권취소하고 소 취하에 따라 관련 부가가치세 소송이 2018년 7월 17일 종결됐다는 경위가 나옵니다. 따라서 ‘대법원이 직접 세액을 다시 계산하여 확정했다’고 쓰지 않습니다. 근거: 서울고등법원 2019누58263 판결의 소송 경과 ↗.
6. 지금도 적용할 때 확인할 세 가지
첫째, 당시 법과 현재 법의 예외사유를 구분합니다. 2026년 11월 4일 확인한 현행 국세기본법은 2026년 10월 2일 시행 법률 제21987호입니다. 제81조의4 제2항은 같은 세목·같은 과세기간 재조사 제한을 유지하지만, 예외사유의 구성은 사건 당시와 같지 않습니다. 현재 조문에는 명백한 탈루혐의 자료, 거래상대방 조사, 둘 이상의 과세기간 관련 잘못, 법정 재조사 결정, 직무 관련 금품 제공·알선, 부분조사 후 미포함 부분 조사, 대통령령상 유사 사유가 열거됩니다. 과거 판결에 예외사유가 다섯 가지로 적혔다고 현재 법도 그대로 옮기면 안 됩니다.
현재 제1항은 조세범칙조사도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제3항은 조사에 필요한 최소 범위의 자료 요구와 조사대상 세목·기간의 세액 계산과 무관한 자료 요구 제한을 정합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해당 조사일에 적용되는 법령과 구체적인 예외요건을 따로 검토해야 합니다. 근거: 현행 국세기본법 제81조의4 ↗.
둘째, 한 세목의 소송 결과가 다른 세목을 자동으로 없애지는 않습니다. 이 사업자의 별도 종합소득세 후발적 경정청구 사건에서는, 부가가치세 조사·처분이 위법하다는 사정만으로 소득을 발생시킨 거래 자체가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9누58263 판결에 대한 상고는 대법원 2020두49461에서 2021년 1월 14일 심리불속행 기각됐습니다. 이를 대법원이 장문의 새 법리를 제시한 판결처럼 소개하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당시 사건의 적용 한계이며, 현재 후발적 경정청구 요건 전체를 설명하는 글은 아닙니다. 근거: 고등법원 판결 ↗, 대법원 상고심 ↗.
셋째, 위법한 처분이라는 판단을 ‘아무 절차 없이 세금을 안 내도 된다’로 읽지 않습니다. 조사 적법성, 과세처분에 대한 불복, 별도 세목의 구제절차는 구분해야 합니다. 이 사건의 결론을 자신의 고지서에 적용하려면 조사범위와 자료, 처분의 근거, 불복 경과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7. 대표와 회계 담당자가 남겨둘 실무 기록
아래는 판결에서 드러난 쟁점을 바탕으로 정리한 실무 점검 제안입니다. 법이 정한 일률적인 서식 목록은 아닙니다.
- 방문 목적이 적힌 출장증·통지서와 자료 요청서를 보관합니다.
- 조사 대상 세목과 과세기간을 표시합니다.
- 실제 질문 내용, 요청받은 자료, 제출한 날짜와 범위를 기록합니다.
- 일회성 거래 확인인지 여러 기간 전체 매출 점검인지 구분합니다.
- 재차 조사를 받는다면 앞선 조사와 겹치는 범위 및 세무서가 제시한 재조사 근거를 대조합니다.
- 자료를 숨기거나 임의로 제출을 거절하기보다, 세무대리인과 함께 제출 범위와 권리구제 절차를 검토합니다.
이 판례에서 얻을 교훈은 탈루 여부를 가볍게 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정확한 신고와 함께, 세무서의 과세도 법이 정한 조사 절차를 지켜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판례·법령 출처와 확인 범위
확인 기준일: 2026.11.04. 사건 당사자는 익명으로 설명했습니다. 주된 대상은 2005년 제1기~2008년 제1기 부가가치세입니다. 아래 문서는 모두 법원 판결이며 심판원 결정이 아닙니다.
| 기관·사건번호 | 판결 선고일 | 국세청 생산일자 | 국세청 등록일자 | 이 글에서의 역할 |
|---|---|---|---|---|
| 대법원 2014두8360 | 2017.03.16. | 2017.03.16. | 2017.03.23. | 현지확인의 실질 판단 |
| 서울고등법원(춘천) 2017누317 | 2017.08.21. | 2017.08.21. | 2017.08.29. | 이후 뒤집힌 환송심 판단 |
| 대법원 2017두466 | 2018.03.29. | 2018.03.29. | 2018.12.10. | 재상고심 핵심 법리 |
| 서울고등법원 2019누58263 | 2020.08.26. | 2020.08.26. | 2020.11.12. | 부가세 소송 종결 경위·별도 소득세 사건 |
| 대법원 2020두49461 | 2021.01.14. | 2021.01.14. | 2021.02.25. | 별도 소득세 사건 심리불속행 기각 |
국세청의 생산일자는 사이트 표시 항목으로서 등록일과 구분했습니다. 별도 확정증명서에 따른 확정일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재상고심의 파기환송, 이후 직권취소·소 취하, 별도 소득세 사건 상고기각을 각각 구분하여 설명했습니다. 사이트의 ‘진행중/완료’ 표시만으로 확정 여부를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